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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am] 제물과 눈의 세츠나 - 감성팔이를 하려면 똑바로 해야지...(엔딩내용 포함)

by 길자쓰랩바 2020.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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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화 작업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최근에 제물과 눈의 세츠나라는 다시 일본식 알피지를 살려보겠다는 개발사의 카피라이트를 보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식 알피지가 시간이 너무 많이 소비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플레이를 기피했습니다. (직장인들이 다  그렇게 짧은 플레이 타임 게임을 원하듯...)

 

하지만 감성적인 카피에 속아 플레이를 하고 플레이한 것을 매우 후회하고 있습니다. 

"나와는 맞지 않는다" 라고 쓰고 싶지만 조금 더 냉정하게 말하지면 옛날 일본식 알피지의 향수에 빠져있는 플레이어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것과 성숙할만큼 성숙한 그때의 플레이어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일본식 알피지는 시나리오 와 얼마나 캐릭터를 육성 시켰느냐에 따라에 감정이입이 달라집니다. 좋게 말하면 육성이지 얼마나 레벨 노가다를 했냐가 중요하지요. 콘트롤이 안되면 레벨로 커버가 되는 것이 일본식 알피지의 정석적인 룰이라고 봅니다.

 

그만큼 시간을 많이 투자를 했는데 기승전결도 약하고 엔딩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면 배신감이 큽니다. 네...이 게임은 그 배신감이 크게 드는 부류에 속합니다...

 

플레이어의 아바타로 볼 수 있는 엔도라는 주인공은 옛날 일본식 알피지에서 볼 수 있는 방식인 대사는 거의 없고 선택 대화에서 대답만 선택하는 수준으로 딱히 시나리오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그럼 내가 아바타의 주인공인 이유가...뭘까요.

 

이 게임의 주인공은 플레이어가 아니라 "세츠나"라는 여성 캐릭터 입니다. 이야기의 중심은 세츠나를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그런데 질질 끌려가는 주인공 보다는 플레이어의 의사선택에 의해서 진행 되는 구조가 조금 더 몰입될 수 있다고 보는데 왜 이런 선택을 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뒤에서도 언급하겠지만 이야기의 중심인 세츠나라는 성인군자라고 해야할지 싸이코라고 해야할지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에 화가 날 지경입니다. 세상을 구한다는 사명을 가진 사람이 왜 동료들 생각은 안하는지...성인군자라 내가 이해를 못하는거겠지.... 

고전 알피지 크르노 트리거의 크로노와 카에의 합동기와 같은 콘셉의 엑스 베기

(자세히 보면 쿠온이 카에와 컬리링도 비슷함을 알 수 있음) 

 

<엔도 & 쿠온의 연계기(합동기)>

 

<주인공 엔도의 장비 중 하나인 무지개 & 크로노 트리거 주인공의 최강 무기 이름과 같음>

 

고전 일본식 알피지를 즐겨본 플레이어라면 전투를 보자보나 크로노 트리거가 생각날 것입니다. 무려 스킬 이름도 같고, 주인공이 처음 사용하는 스킬의 구성도 같습니다. 아예 개발사는 옛날 일본식 알피지 오마주를 가지고 만들었다고 하니 할말은 없습니다. 거기에 퍼블리셔도 스퀘어니까요.

 

슈퍼 패미컴때 크로노 트리거를 접하고 지금까지 크로노 트리거가 저에게는 NO.1 JRPG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 게임에 기대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크로노 트리거를 오마주 했다는 것 자체가 그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시작을 했으니까요.

 

난 너라는 게임을 만난  것을 매우 후회하고 있다...내 소중한 시간을 돌려주렴;

 

<제물과 눈의 세츠나 초반 구간>

 

고전 일본식 알피지의 전투는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게 재밌지는 않습니다. 거기에 초반 구간이니 스킬이나 연계기가 몇개 없기 때문에 지루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후반부에 가서도 레벨링이 되지 않으면 게임 플레이가 원할하지 않습니다...

 

 

거기에 이동도 답답하고 월드맵에서는 비공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더 답답하고...그때도 불편했던 기능들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니...이게 추억인지 고문인지...개발자에게 묻고 싶었습니다.

 

"이게 정말 추억이라고 생각해!? 불편함까지 추억으로 몰아가고 싶은거냐!?"

 

그리고 비공정은 후반부에 나오게 되고 시나리오상 거의 막바지에 나오게 됩니다. 그저 비공정은 기존에 열지 못한 아이템 상자를 열기 위한 수단일 뿐 시나리오상 너무 후반부에 나오게 됩니다. 크로노 트리거와 비교할 생각은 없지만 비공정을 활용한 콘텐츠나 서브적인 시나리오가 있었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플레이를 해보신 분들도 느낄 것 같습니다. 세츠나의 여행의 막바지에 다가갈수록 이야기가 급전개 되고 뜬끔없는 전개에 어이가 없었을 것을요.

 

분명 여행의 시작은 창대했습니다. 시작 부터 아름다운 BGM과 거대 보스전, 카메라 앵글을 이용해 보스를 더욱 거대해 보이기 위한 방법등이 느낌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아름다운 BGM도 상황에 따라서 다른 느낌의 BGM이 흘러야하는데 계속 같은 느낌의 BGM만 흘렀을 때의 맥이 풀려버리고 타올라야하는 부분에서도 밍밍한 감정이 되어버리는 등, 특정 BGM이 아무리 좋아도 각 상황에 맞는 BGM이 아니면 게임의 흐름이 완전이 망가져 버린는 것을요.

 

그래도 이게임에서 남는건 BGM밖에 없습니다. 아이러니합니다만 이것이 사실입니다.

 

하나 더 있다면 그나마 건질 수 있는 유니크한 캐릭터는 요미라는 캐릭터인데, 캐릭터의 정체를 써버리면 너무 큰 스포일러가 되니 정체에 대해서는 쓰진 않겠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가장 매력적으로 표현한 캐릭터며 "파이날 판타지10의 아론"의 오마주로 보입니다.

 

그 다음은 쥬리온 정도라고 생각됩니다만, 뭔가 2% 부족한 느낌의 캐릭터성 (로..로맨스가 없어서 그런가;;;)

 

분명 동료라는 인물들의 몰입을 위해 각각의 이유를 가지고 세츠나의 여행에 동참하지만 동료들의 확실한 과거와 현재를 보여준 캐릭터는 요미와  쥬리온 뿐이지 나머지 캐릭터들에게는 크게 몰입할 수 없었던 것이 캐릭터별 시나리오가 약했다는 것이 캐릭터에게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 큽니다. 각각의 동료 캐릭터별 에피소드가 반드시 필요했다는 것을 놓쳤다는 것을 개발자의 실수입니다.

 

거기에 주인공 엔도의 떡박이 하나 둘 풀리는 줄 알았지만, 저만의 착각이었고 결국 세츠나의 여행을 지켜보는 요소일 뿐 주인공에게 몰입되지 않는 것도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일 수 있겠으나 저는 세츠나라는 인물이 시작부터 끝까지 이해할 수 없는 인물로 그저 감성팔이 대사를 위해 억지로 끼워맞춘 캐릭터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게임 볼륨은 일본식 알피지 치고는 상당히 볼륨이 작습니다. 시나리오 진행만 했을 때 약 20시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게임 볼륨이 작아서 그럴까요? 등장하는 적 캐릭터는 컬러 베리에이션만 늘렸을 뿐...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아! 그리고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는 시스템이 적을 물리치면 골드를 획득할 수 없고 재료를 팔아서 골드를 얻고 법석이나 무기를 사는 구조인데...장비하나 사려고 다시 골드로 환전하는 구조가 정말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고전 알피지도 이런식의 방식은 피했는데...

"몬스터는 골드를 사용할 일이 없기 때문에 골드를 전리품으로 얻을 수 없습니다." 라는식인가요!?

 

답답함과 짜증을 물리치고 게임의 후반부에 오게 되면...시나리오가 후밥부에 갈수록 급조된 느낌이 와닿게 됩니다. 특히 큰 낫을 든 남자

"피데스"가 동료로 들어오는 순간이 제일 황당하게 다가 옵니다. 크로노 트리거의 마왕에서 오마주를 딴 것 같은데...

 

크로노 트리거에서는 마왕이 라보스를 물리쳐야 하는 이유가 분명합니다.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해주고 그 캐릭터에 몰입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게 때문인데...이 게임에서는 말이 안됩니다. 황당합니다.

 

최종 보스와의 전투 전에 시간의 심판자와 싸우게 되는데 잠깐 동안에 영화 매트릭스가 생각이 나는군요.

 유지할 것인가 파괴할 것인가...

 

RPG볼륨이면 약 4~5회에 나눠서 글을 올릴텐데 올리는 저도 지치고 몰입이 안되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 끝내려고 합니다.

(최종 보스전도 업로드 하려다가 레벨링만 높게 해서 재미없는 전투기 때문에 보는 저도 지루하더군요; 레벨이 깡패입니다.)

 

<난 너희들과 같이 게임한 것이 너무 후회스럽고 시간이 아까워;;>

 

다시 말하지만 급 마무리 되는 시나리오라 그런지 시작의 감성적인 단어는 어디로 다 가버리고 마무리 되는 느낌만 듭니다. 이게 최선인가?

 

사실 엔도와 세츠나가 과거로 다시 가게 될때 이제 본 게임 시작이라고 상상해버렸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 없습니다...정말 마지막이예요;

만약 이 둘의 여행이 다시 시작 되고 어둠의 윤회를 추적하는 형태였다면 이게임의 평가는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시스템은 아쉬웠지만 시나리오와 BGM이 극강이었다...라는 찬사가 넘쳤을지도요. 하지만 그런거 없습니다. 엔딩조차 정말이지 답이 없습니다.

 

 

​세츠나는 어둠의 윤회를 자신의 몸에 담에 엔도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선택지가 나오긴 합니다. 칼을 휘두를지, 휘두르지 않을지...하지만 엔딩은 변화가 없습니다. 멀티 엔딩이 아니니까요.

​지금까지의 세츠나의 행동을 보면 어둠의 윤회를 스스로 소멸하게 할 줄 알았는데...같이 소멸이라니;;;

 

결국 세츠나는 세계를 구하게 되고 윤회를 끊게 됩니다. 지켜보는 주인공 엔도는 처음 게임을 시작했을 때 세츠나의 죽음을 지켜보는 약속을 지키게 되는 그런 엔딩입니다. 감동을 폭팔시키기 위해서 이러한 엔딩을 선택했다고 보여지지만 정말 이게 최선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엔딩이라도 아름다웠다면 좋았을 것을 아쉬운 시나리오에 몰입이 되다가 맥이 풀려버리고, 동료들의 캐릭터성까지 완성체가 되지 못해버렸으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고전 게임의 향수를 느끼게 하기엔 레트로 게이머들의 니즈는 이런 부분은 없었어야 했습니다.

스퀘어가 이걸 모르고 유통을 했다는 것이 사실 좀 충격입니다. RPG의 명가가 이런 게임을 유통하다니 정말이지 화가 나는군요. 최근 일본식 알피지 가장 재밌게 했던 브레이들리 디폴트가 갑자기 생각납니다. 정말 재밌게 플레이한 일본식 알피지 였는데 말이죠.

 

그나마 남은 것은 BGM뿐...솔직한 심정으로 플레이를 고민하시는 분들께는 추천 드리지 못하겠습니다. 고전 일본식 알피지를 다시 느끼고 싶은 분들께도 추천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더 좋은 일본식 알피지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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