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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Game)/Console

[PS4] 갓 오브 워 3 리마스터 - 세기말적 파괴의 정점, 그러나 시대를 고스란히 짊어진 아쉬움

by 길자쓰랩바 2026.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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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3 시절 콘솔 성능의 한계를 쥐어짜 내며 액션 장르의 신화를 써 내려갔던 작품이 PS4로 무대를 옮겨 돌아왔습니다.

오늘 이야기할 작품은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의 리마스터작, 《갓 오브 워 3 리마스터 (God of War III Remastered)》입니다.

이 게임이 선사하는 비주얼적 장량함과 파괴의 쾌감은 여전히 압도적입니다. 포세이돈의 몸체에 올라타는 초반 타이탄 시퀀스는 시각적 연출의 고점이 무엇인지를 똑똑히 보여주며, 1080p 60fps로 다듬어진 액션은 크레토스의 블레이드가 적들의 살점을 찢어발기는 타격감을 극대화합니다. 거대한 그리스 신들을 하나씩 처참하게 도륙해 나가는 스케일과 적절한 플레이 타임은 액션 RPG 팬들에게 확실한 청량감을 선사합니다.

그러나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화려한 프레임 상승 뒤에 감춰진 편의성 개선의 부재와 불쾌한 점프 판정이라는 씁쓸한 한계가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편의성 수정 없이 그대로 출시된 아쉬움 (그리고 불합리한 점프)

리마스터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음에도, 산타모니카 스튜디오는 원작의 고정 시점(Fixed Camera) 카메라 구성과 시대를 역행하는 불친절한 조작감을 단 하나도 고치지 않고 그대로 이식했습니다.

  • 불쾌한 점프 판정과 고정 시점의 악순환: 전투보다 더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주범은 단연 점프 액션과 퍼즐 구간입니다. 카메라 시점이 특정 위치에 고정된 상태에서 이카로스의 날개로 공중을 날아가거나 줄을 타고 이동해야 할 때, 원근감과 고저차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기가 극도로 어렵습니다. 이로 인해 살짝만 발판을 비껴가도 허무하게 떨어져 죽는 불합리한 낙사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플레이어에게 심각한 피로감과 불쾌감을 유발합니다.
  • QTE와 조작감의 이질감: PS3 시대에 멈춰있는 QTE(Quick Time Event) 버튼 입력과 불친절한 이동 동선, 그리고 시점 변화에 따라 조작 방향이 순간적으로 꼬이는 고질적인 문제는 개선 없이 유지되었습니다.

개발진이 이러한 불편함과 조작감을 수정하지 않은 이유는 명확합니다. 카메라 및 조작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려면 그래픽 리마스터 수준을 넘어 게임 엔진 전체를 재설계하는 리메이크(Remake)에 가까운 비용과 시간이 들기 때문입니다. 결국 단순 프레임과 해상도만 올린 '기계적 이식'에 머물렀기에, 그래픽만 깔끔해졌을 뿐 플레이어가 체감하는 조작의 피로감과 아쉬움은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서사 구조와 '판도라의 상자'에 숨겨진 비밀 해석

《갓 오브 워 3》의 전체적인 서사는 오직 올림포스를 향한 크레토스의 맹목적인 복수극입니다. 하지만 이 파멸의 여정 속에서 많은 플레이어들이 의문을 갖는 지점이 있습니다. "어째서 1편에서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을 때 신을 죽일 수 있는 힘이 나오지 않았는가?"에 대한 서사적 해석입니다.

  1. 상자 안에 들어있던 두 가지 힘 (희망과 악념) 제우스가 올림포스산의 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판도라의 상자를 만들었을 때, 그 안에는 거대한 대전쟁에서 태어난 온갖 악념(탐욕, 증오, 공포 등)이 봉인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혜의 여신 아테나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그 악념들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원초적 힘인 '희망(Hope)'을 상자 깊은 곳에 함께 숨겨두었습니다.
  2. 1편에서 이미 일어났던 일 (상자가 비어있던 이유) 크레토스가 아레스(전쟁의 신)를 죽이기 위해 1편에서 판도라의 상자를 처음 열었을 때, 상자에서 흘러나온 악념들은 올림포스의 신들에게 스며들었습니다. 제우스에게는 '공포'가, 헤라에게는 '태만'이, 헤파이스토스에게는 '증오'가 스며들어 신들이 미쳐버리게 된 계기가 됩니다. 그리고 아테나가 숨겨두었던 진짜 신을 죽일 수 있는 힘인 '희망'은 상자를 열었던 순간 이미 크레토스의 몸속으로 깊숙이 흡수되었습니다. 즉, 3편에서 다시 찾아간 판도라의 상자가 비어있었던 이유는 힘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이미 1편에서 크레토스가 그 힘을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3. 증오를 넘어선 희망의 완성 크레토스는 자신이 '희망'을 가졌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3편 내내 복수와 증오라는 감정으로만 싸웠기에 그 힘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판도라의 희생과 자신의 환영 속에서 비로소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을 씻어내고 '희망'의 힘을 각성시킵니다. 제우스를 완전히 도륙한 후, 아테나가 그 희망의 힘을 다시 빼앗아 세상을 통치하려 하자, 크레토스는 올림포스 검으로 자신의 배를 갈라 신들을 위해 쓰일 수 있었던 '희망'의 힘을 멸망해 버린 인간 세상에 유산으로 뿌리며 서사의 비장한 마침표를 찍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기말의 스케일 속에서 펼쳐지는 압도적인 복수극과 판도라의 상자가 관통하는 서사적 깊이만큼은 구시대의 불편함을 뚫고 감상할 가치가 충분한 액션의 클래식입니다. (플레이하실 분들은 꼭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8ugB_JEIms&list=PLZnonOX_ugxk

 

(아..유튜브 스트리밍 영상 가끔 씹히는건 정말...답이 없다...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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